미디어

쿼바디스@스폰지하우스

liel 2014. 12. 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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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고 있다. 어느덧 4년.. 
어렸을때부터 기복신앙적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어느 정도의 믿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교회 역시 나의 '복'을 위해 다니는 곳 그 이상 이하도 아니였다. 이 땅에 예수님이 오셨다는 감격도 처음 믿음이 생겼을 당시에만 잠시뿐,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지금 당장의 나의 고통과 문제해결이 먼저였다. 

내 일이 풀리지 않으면 간절히 매달리고 지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이 교회를 열심히 다니게 하는 원동력은 되게 했지만, 이러한 나의 '열심'은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람이 없고 시스템도 없는 우리 교회는 너무 지루해졌고 나의 힘듦이 없어지니까 이제는 좀더 편한 곳, 좀더 시스템이 갖춰진 곳, 사람이 많은 곳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몇주전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집 바로 앞에 있는 사랑의 교회를 갔다.(일요일에 자는 늦잠은 꿀이지 않은가..)



늘 작은 교회에서만 예배를 드리다 보니, 대형교회에 주일 모습에는 익숙치 않았다해도 살다 살다 서초역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것은 처음 봤다. 그들과 한무리가 되어서 예배당으로 이동하는 내내 뭔가 유명한 공연 한편을 보러 공연장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엄청난 수의 성가대와 미디어 장비들, 세션과 오케스트라.. (중간에 샌드아트도 보여준다) 
화려한 퍼포먼스들이 예배시작 전에 끝없이 펼쳐진다. 전율이 돋았다. 하지만 평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언가가 불편했다. 
예배라기보다는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예술적 행위를 보고 있는듯 했다. 이내 내가 너무 냉소적이라 그런가 보다 하면서 이 일을 잊고 지냈다.  



쿼바디스를 보았다. 이제서야 그때 내가 느꼈던 불편함이 왜 그런지 알수 있을것 같다. 사랑의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형교회가 안고 있는 이 모든 문제들.. 교회를 범죄 집단으로, 강도의 소굴보다 더한곳으로 만들어버린 목회자들의 모습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ㅋㅋㅋㅋㅋ 개코미디 끝판왕

성전 건축을 위해 들인 몇천억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1년동안 먹고 살수 있는 식량과 맞먹고, 성전 건축을 위해 과도한 은행빚을 끌어들여 경매에 넘어가게 한 교회가 있는데, 80억 정도의 돈이 성도의 집을 담보로 해서 받은 돈이란다. 교회세습금지법이 생기자 다른 목사님을 청빙했다가 한달 후 다시 아들에게 세습하는 창의적 발상의 끝판왕을 보여주기도 한다.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는 피해자들에게 이렇다 저렇다 할 사과없이 버젓이 새 교회를 열어서 설교를 하며 내가 하나님께 죄사함을 받았기 때문에 떳떳하단다. (하아.. 급흥분. 스포츠 선데이는 할말이 없다.ㅋㅋㅋ)

이 문제는 목사님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사회에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없다는 우리 모두가 연대적인 책임의식을 느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를 비만에 비유하며 비만은 성장이 아니란 말과,  한국 교회의 성도들을 살은 빼야되고 콜라는 먹고 싶은 김빠진 다이어트 콜라에 비유한 모습에서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느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의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 했을때 부자가 고민했던 모습과 1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해 애쓰라는 말씀에 나는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영화를 떠나서, 나는 다시 우리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3,40명 밖에 되지 않는 교회이면서도 늘 문제가 있고 말도 많지만 
우리교회는 본질과 기본에 얼만큼 충실하고 나는 어떠한지. 끊임없는 자기검열과 체크가 필요한 시점인듯 하다.  

한국교회 그리고 우리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김재환 감독의 인터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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