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프리랜서 같이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미디어와 관련된 모든 곳에 지원을 하고 있던중,
조선일보에 <더나은 미래>라는 곳의 공고를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있다고 생각해 본적도, 갖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해왔던 일들을 보면 거의 매일 같이 듣는 말이 좌파다.
내가 재밌어서 하는 북한인권단체 일 도와준다고 종북이니, 좌파니 하는 말은 이제 별로 신경에도 안쓰이는 지경에 이르렀다.ㅋㅋ
해명하기 귀찮기도 하고.
관련기사를 본적도 없는 이곳에 지원하는게 맞나 싶었지만.. 공익과 기업 CSR, NGO에 관련해서 방대하게 아카이빙된 정보가 탐났고,
그러한 요소로 인해 경력기자직임에도 무턱대고 지원하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을 안한다는 해방감에만 젖어 큰 위기의식도 없었기 때문에 여기만 지원했는데. ㅋㅋ 큰 실수였던것 같다. (이 면접후, 멘붕을 겪고 하루에 6개의 이력서를 몰아쓰는 폭풍지원의 후폭풍을 맡게 된다)
스키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받은 서류합격 연락.
순간 멍~
'우와.(?)' (아마 NGO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뽑히게 된것 같다.)
관련 칼럼들을 섭렵하고 나름의 면접 준비를 하고 맞이한 면접날.
<더 나은 미래>는 성수동 디웰 건물에 위치해 있었다. 편집장님과 기자분 두분이서 진행된 면접.
1. 자기소개 해보라
삶과 일이 일치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뭔가 표정이 안좋아 지셨다.
삶과 일이 일치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면 본인이 생활하는 것은 어떻게 책임질것인가?
싫어하는일 40시간을 하는 것 보다 좋아하는일 80시간을 하고 싶다고 대답하는 나에게 점점 더 어두워지는 표정...-_-
2. (포트폴리오를 보고) 하고 싶은게 기자인가, 비영리 활동가인가, 북한관련 활동인가
사실. 이부분은 정말 나도 모르겠기 때문에. 그냥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 찾아가는 과정중이라고 했나? (더 솔직하게 나는 그때 그때 재미있는거 하고 살고싶은게 다지, 어떤 정치적 대의나 정의실현에 목적이 있는것은 더더욱 아니다.)
3. NGO 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했는가
탈북자 섭외&인터뷰, 행사 기획, 보도자료 작성, 홍보물 제작, SNS 관리.. (말하다 보니 와 나 진짜 많이 했구나. 싶었다)
3. 듣다보니 꼭 하고 싶은게 기자가 아닌것 같은데, 왜 지원했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순간 얼음)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일이 적성에 맞는다면 맞지만 그 형식은 글뿐만 아니라 영상, 그림 등의 다양한 컨텐츠를 포함하는 것 같다. 가장 기본이 되는 글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사회적기업과 NGO와 관련된 기획기사를 쓰게 된다면, 다양한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말하고 나니 너무 뻔해서 놀람..)
4.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기자들에게 소개해 주면 되지 않나. 여기는 신입기자를 뽑는 곳이 아니다. 그러한 자세로 마감의 압박과 독자들의 항의, 취재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겠나.
(점점 더 굳음..완전 쫄았음) 해주신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 역량은 많이 부족하지만,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소개하는 컨텐츠를 쌓아가겠다.
5. <더나은 미래>보다 연성화된 뉴미디어 업계에 더 어울릴 것 같다. 시간 내주어서 고맙다.
-면접 끝-
20분쯤 본것 같은데 지금은 저 질문밖에 기억이 안난다. 제대로 된(?) 미디어 쪽에서의 첫 면접. 긴장도 많이 되었고, 이곳이 나의 성향에 맞나?라는 반신반의함이 여실히 드러났던 시간. 현업에 계신 기자분들이면서 인생선배이신 분들께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셔서 감사했다. 나는 이날 이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매달리기로 했다.
Q.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재미있는거, 의미있는거 이런 추상적인 대답 말고. 북한 인권일이 왜 재미있었고, 왜 의미가 있었을까? 어떤 가치가 나에게 가장 소중한가? 사람들과 함께 무형에서 유형을 만들어가는 과정. 전에 보지 못했던 뷰를 보기 위해 돌아다니는 거. 난.생.처.음 보는 새롭고 특이한 것.
Q. 하고 싶은 일과 할수 있는 일의 접점은 어디일까? 컨텐츠 기획&제작이 하고 싶지만 글, 영상, 음악, 사진, 그림 중에 뭐가 제일인지는 모르겠다. 이것도 상황과 감정에 따라 널을 뛴다. 이 모든것을 아우르는 브랜딩도 최근 관심사다.
답은 나오지 않은 채,
난 또 다시 지원을 시작했다.
나에게 계속되는 질문을 던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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